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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경제성장과 환경

 

 

"경제성장과 환경"

 

 

세계철강경기의 침체 속에 포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괜찮아 지겠지, 조금 더 버티면 나아질꺼야' 하며 낙관하기를 벌써 몇 해째다. 포스코를 비롯한 관련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철강경기가 갑자기 좋아질 가능성도 지금으로서는 희박하다. 그래서 기업들은 저마다 내부 낭비요소를 막으며 시장회생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포항경제계를 떠받치고 있는 포스코도 절제절명의 위기를 인식하고 낭비요소를 막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요즘 수전비용(한국전력에 내는 전기료)을 아끼기 위해 발전설비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전비용이 올해 7천억원에서 2022년이 되면 1조2천억원으로 껑충 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2천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벌어들인 돈 전부를 전기료를 내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전설비를 만들면 수전비용 문제가 간단히 해결 되겠지만, 환경과 얽혀있어 쉽지 않다. 벌써부터 시작된 환경단체의 반발에서도 보듯이, 발전설비와 환경은 서로 상극관계다.

사실 환경이 경제활동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 변수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경제성장이 모든 정책에 앞섰을 때는 환경은 단지 부가적인 변수에 불과했다.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72년 '로마클럽(The Club of Rome)'에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부터다. 이 보고서는 에너지 자원의 한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환경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1995년 기후변화협약 제 1차 당사국 총회, 1997년 교토의 정서가 그 뒤를 이었다.

 

경제성장과 환경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1995년 그로스멘과 크루에커 두 경제학자에 의해 실증된 환경 쿠즈네츠 곡선(Environmental Kuznets Curve)이라는게 있다. 원래 쿠즈네츠 곡선은 경제성장과 소득분배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러시아 경제학자인 쿠즈네츠가 처음 주창했다. 이론은 환경과 맞물리면서 한 나라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경제성장을 통한 부유화로 재정의 됐다.

 

경제성장으로 1인당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초기에는 환경오염 수준이 증가하지만 어느 수준에 이르면 다시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소득이 증가하면 환경 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정부 역시 규제를 통해 오염수준을 조절한다고 보고있다.

 

또 기술개발로 오염배출량이 줄어들고, 산업구조 변화로 제조업이 서비스로 급격히 변화한다고 봤다. 여기에다 소득증가에 따른 환경가치가 높아지면 환경이 하나의 산업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경제성장과 환경은 상극 같지만 순환구조도 갖고 있다. 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자연경관 및 녹지의 감소, 화력발전 등 석탄사용으로 오염물질 배출량 급증 등을 말한다.

 

하지만 조림과 같은 환경개선활동으로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포스코는 화력발전설비를 지으면서 2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전체 오염시설에 대한 기술투자로 설비가 들어오더라도 오염물질을 더 줄이고, 두번째는 발전설비를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환경을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만 있다면, 포스코가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에 대해 주민들도 마음을 열어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

 

글. 매일신문 박승혁 기자

사진. http://jhdo0818.blog.me/220251938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