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정의구현을 소재로 한 영화 '검사외전'을 본 포항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돈과 권력만을 쫓는 부패한 인물로 등장하는 우종길 차장검사가 여당의 정치신인으로 변신해 국회의원 경선에 나섰는데, 하필 그의 지역구가 포항 북구였다. 경선에 출마해 포항의 아들이라고 외치는 장면을 포항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Popup.nhn?movieCode=130903

 

 

 물론 우종길이 스쳐지나가듯 읊조린 대사에 자신이 진짜 포항의 아들은 아니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포항시민 입장에서는 분명 기분 더러운 구도였다. 영화는 관객을 끌며 돈은 벌었겠지만 포항시민과 포항의 이미지는 뭐가 되었겠는가? 감독이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포항 국회의원들이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남구에서 5선을 지낸 의원이 감옥에 갔는가 하면, 뒤를 이은 초선의원도 부적절한 도덕적 처신으로 중도 사퇴했다. 북구의 4선 의원도 포스코 관련 비리혐의로 불출마 선언했다. ‘영화는 영화 일 뿐이라며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최근 일련의 포항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포항시민들은 이제라도 부패이미지를 벗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을 배출했고, 포스코라는 글로벌 기업이 자리한 포항이 언제부터 이런 취급을 받게 됐는지 서글프지만 뒤돌아보고 곱씹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포항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글로리데이'가 324일 개봉한다.

출처 : http://newballight.blog.me/220655976099

 

 

글로리데이는 바닷소리로 시작한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장면이 숨 가쁘다. 이들은 어두운 골목길을 질주하고 그 뒤를 두 명의 경찰이 쫓고 있다. 친구의 입대를 앞두고 떠난 여행길이다. 우연히 폭행당하는 여자를 목격하고 네 친구가 함께 구해내지만, 영웅은커녕 감옥 갈 처지에 놓이게 된다. 얽히고설킨 사회 속에서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일 이들은 없다. 형사들에게도 한 달 사이에 처리해야 할 17건의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보호자들도 제 자식만 아니면 그만이다. 어른들의 민낯을 보고,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또 그것을 경계하자는 얘기도 담고 있다.

 

류준열, 수호, 김희찬, 지수 등 청춘스타가 대거 영화에 얼굴을 내민다는 점에서, 포항을 전국에 알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5월부터 포항시가 유치를 위해 뛰어든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배우들은 2개월 동안 포항에 살다시피 하며 촬영에 임했다. 영일대 해수욕장, 죽도시장, 북부시장, 설머리방파제 등 포항시민들이 친근하게 찾는 장소가 주요 무대다. 글로리데이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예매 1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3월 초 영화사이트 맥스무비에서 진행된 이번 주 가장 보고 싶은 영화설문에서도 60%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봉 전 부터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항시는 이번 영화를 통해 포항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관광지로서도 가치가 높아지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포항시장과 공무원, 시의원, 언론인, 경찰서장, 시민 등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갖고 영화시사회장을 찾았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시사회장을 찾은 포항사람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상사와 직원의 불륜으로 얼룩진 방송사, 비리덩어리 집단으로 각색된 경찰, 영화를 보고 있는 포항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스크린 속 바다풍광은 남의 얘기가 됐다. 청춘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내기 위한 설정이란 것을 잘 알지만, 영화를 본 포항사람들은 내내 찜찜한 마음을 지우지 못했다. 포항이야기를 담은 두 영화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시민들이 참 많다. 포항의 어지러운 정치상황이 단초가 돼 검사외전이 나왔다고 애써 마음을 다독여봐도, 연이어 포항 이미지를 먹칠하는 영화를 마주대하니 포항시민들은 편치 않다. 포항을 제대로 알릴 아름다운 영화한편이 나왔으면 한다.

 

글 : 매일신문 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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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플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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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비니 2016.03.25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는 영화일뿐입니다.너무 정치적으로 들어가시려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