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해가 되면 많은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대부분 연말 재무제표를 받아보면 실망하곤 한다.
나 또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터라 계획을 최소화하고 그 계획 만큼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는 ‘악기를 배워 연주를 해보자’라는 새해 아젠다(Agenda)를 세우고, 통기타에 입문하게 되었다.
처음엔, 홀로서기로 사교육비를 아껴보려 했지만, 결국, 학원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고, 달란트 부족 및 동기부여가 없어서 실력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다.
이렇게 멘붕 상태에 빠져있을 때, 가뭄의 단비처럼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매년 학원에서 학원생을 중심으로 정기 연주회를 한다라는 것이다. 큰 무대에 서서 연주 경험을 하면, 실력이 일취월장 한다라는 강사의 말에 지체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정기연주회 팜프렛
기타는 공짜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공연 날짜는 다가오는데, 노력 통장에는 잔고가 없어, 포기를 할까 고민도 해 보았지만, 도전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단 도전하고, 망신 당하는 일이 더 옳은 선택인 것 같아 마음을 새로 잡았다.
드디어, 공연 날짜가 되었고, 멀리 광양에서 아빠의 공연을 보러, 장장 4시간의 시간을 투자하고, 포항으로 가족이 오게 되었다.
비록, 설익은 실력이었지만, 아내와 자녀들 앞에서는 당당한 모습으로 비춰 줄 수 있었고, 실수를 난발했지만, 가족들 맘속엔 가장 멋있는 아빠로 각인시켜 준 무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4년 가족에게 멋진 추억 선물을 해 줄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7월의 한 여름 밤의 기타 선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학원생들과 연주하고 있는 인치설 님 모습(맨 오른쪽)
기타 연주와 함께 열창하고 있는 모습
글, 사진 : 행정지원그룹 인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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