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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교육은 가정에서 부터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정약용의 자식 교육

 

 포항시 장기읍에 귀양살이를 하기도 했던, 조선후기 실학의 대가 다산 정약용(1762~1836). 나이 마흔부터 시작된 18년의 귀양살이 동안 그는 경세유표’, ‘목민심서500여권의 책을 쓰며 조선 실학의 대계를 세웠다.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마음은 얼마나 외롭고 힘겨웠을까. 부인 홍씨에게서 모두 63녀를 얻었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네 아들과 딸 둘을 잃었다. 결국 21녀만 남았는데, 이 아이들마저 다산은 유배지에서 돌봐야 했다. 다산은 아이들을 올 곧게 키우기 위해 편지를 통해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자녀들이 힘써야 할 일과 삼가야 할 일 등을 소상히 적어 보내고, 자신이 읽은 책들에 대한 서평과 자식이 읽어야 할 책도 적었다. 심지어 닭 치는 법, 술 마시는 법 등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도 편지에 담았다. 다산은 위대한 사상가 이전에, 오랜 유배생활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이어간 훌륭한 가장 이었다. 아들에게는 구구절절한 편지로 삶의 지혜를 알렸고, 시집간 딸에게는 매화와 새 그림으로 애정을 전했다.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녔던 아버지, 다산은 오늘날 우리에게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다.

 

                 정약용

사진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97822&cid=47318&categoryId=47318

 

 

 

 하인스워드와 그의 어머니

 

 몇 해 전 슈퍼볼 MVP의 주인공 한국계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묻는 인터뷰에서, ‘어머니라고 짧게 답했다. 아시다시피 슈퍼볼은 아메리칸 컨퍼런스의 챔피언들이 맞붙는 왕중왕전이다. 미국에서는 경기 일정이 겹치면 대통령 취임식도 연기한다고 할 정도로 최고의 국가적인 스포츠 이벤트다. 그 이벤트의 최고 주인공 하인스워드를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 김영희 씨.

 

 

                                              하이스워드와 어머니 김영희 씨

                        사진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     

                                    mode=LSD&mid=sec&sid1=107&oid=111&aid=0000030888

 

 

그녀는 1976년 동두천에 주둔한 주한미군 보병 하인스워드 시니어와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고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이혼 한 그녀는 홀로 아들을 키워야 했다. 얼굴색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녀는 이국땅에서 오직 아들만을 위해 주말도 없이 청소`빨래 등 허드렛일을 해야만 했다. 하루 16시간이 넘는 고된 일을 하면서도 아들을 당당하게 키우기 위해 저소득층에게 주는 정부지원금조차 받지 않았다. 하인스워드는 어머니를 닮은 특유의 성실함과 뚝심으로 쿼터백, 와이드리시버, 러닝백 등 3가지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MVP 영예를 안은 이후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가르침이 없었다면 나는 없었다. 어머니로부터 근성과 집념, 노력, 성실함을 배웠고 무엇으로도 어머니 은혜를 갚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前 뉴욕 시장 루돌프 줄이아니와 그의 아버지

 9.11 테러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는 뉴욕은 내일도 이 자리에 있을 겁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리더십의 진가를 발휘했다. 2001911일 오전 843분 보스턴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비행기가 무역센터 북쪽 건물을 들이받으면서 시작된 9.11테러.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                        미국 무역센터가 무너지는 모습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kfile?Redirect=Log&logNo=40117152544 

 

 

 

 테러발생 이후, 그는 모든 미디어를 동원해 시민들을 안심시키고 대피시켰다. 또 부상자들과 사상자를 위한 구조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시켰고, 다음에 벌어질 테러 상황을 대비하며 냉정하게 사태를 수습했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그에게 기자작위를 수여할 정도로 위기 대처능력은 훌륭했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은 아버지로부터 왔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이름없는 복서다. 아버지는 매 맞아 번 돈으로 줄리아니를 키웠다. 맞아도 끝까지 버텨야 하는 고된 삶의 교훈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맞을수록 침착하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긴 그는 9.11 테러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진솔한 아버지의 삶이 그를 위대한 리더십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얼마 전 모임에 갔더니,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나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그런 와중에 한 선배가 세월호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리더십의 부재를, 윤일병 사건은 인성교육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선배의 말처럼 줄리아니 시장 같은 사람이 세월호 선장이었으면 어땠을까?, 또 다산이나 하인스워드 어머니처럼 진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식을 키우려했다면 윤 일병을 괴롭힌 선임병들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 벌어 애들 대학보내기도 벅찬 것이 요즘 부모들의 현실이다. 그런 부모에게 자식들의 인성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들은 그런 책임을 기꺼이 지려한다. 부모들은 자식의 허물을 자신의 잘못으로 여긴다. 그런 부모들이 잘 키운 아이들이 지금 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는 것만 봐도 우리 부모들은 충분히 훌륭하다. 대한민국을 슬프게 하는 일련의 사고`사건 중심에 선 자식을 둔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이 아쉬울 따름이다. 사건사고 방지를 위해 아무리 잘 마련된 제도라 해도, 부모들의 바른 교육에 비할 바는 아니다.

 

 

글 : 박승혁 매일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