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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스마트폰 잠시 끄고 조상들의 옛 생활에 ‘접속’해봐요!

요즘 젊은이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까지도 스마트폰을 아예 끼고 사는 걸 다반사로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집에서도 대화도 없죠. 식사 때나 가족끼리 마주 앉았을 때조차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게임을 하거나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오히려 말을 걸기도 어색합니다.

 

소통을 위한 도구로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이 가족 간의 불통을 초고속으로 조장하고 있죠. 누구의 잘 잘못을 거론하기 전에 빠른 시간 내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되면서 주말에 시간계획을 자칫 잘못 세우면 집에서 TV나 보다가 뒹굴뒹굴 방바닥만 헤매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안타깝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만물이 살아 꿈틀대는 눈부신 봄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 과감하게 스마트폰은 접고 가족끼리 함께 다녀 올만 한 여행코스로는 안동하회마을에서 주민들이 시도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 재연프로그램을 첫손에 꼽아 드립니다.

 

오고 가는 길에 부모와 자녀간의 대회의 물꼬도 복원하고 아들딸들이 가끔씩 옛날 조상들의 생활상이나 풍습에 대해 물어 와도 딱히 정확힌 답변을 못해주던 가장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가면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가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는데 이는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자발적으로 재현해, 시선을 끌고 있기 때문이죠.

 

하회마을 주민들이 예로부터 전승되어 온 다양한 생활문화와 정신문화를 알리고, 마을을 찾아오는 방문객과 함께 이를 공유하자는 변화의 바람이 이 재연상황을 만들어 내었답니다.

 

기와집과 돌담으로 둘러싸인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갓을 쓰고 도포를 걸친 동네 어르신이 방문객들을 맞을 겁니다. 6백 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간 듯 마을모습이나 생활 자체가 예스런 정취를 자아내지요. 탐방객들에겐 익숙하진 않지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연속해서 쏟아질 겁니다. 

초가삼간 안에서는 할머니들이 다듬이질 하는 소리가 가락을 만들어내며 향수를 자극해 지나가던 도시인의 발길을 잡아끕니다. 또 그 옆집에서는 옛날 사랑방 풍경처럼, 새끼를 꼬아보는 짚풀공예 체험이 한창입니다. 점잖게 갓을 쓴 마을 어르신이 마실가기를 재연하며 관광객과 사진촬영을 하고 마을의 옛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가는 모습, 그리고 물을 길어 물지게로 나르는 모습도 하회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물지게를 지고 뒤뚱거리며 걷는 것도 주민들에게는 왕년의 일상이었지만, 관광객들에겐 색다른 볼거립니다. 마실가기와 다듬이 소리체험은 매주 일요일 오전(10~12)과 오후로 각각 나눠 열립니다. 

이와 함께 지산고택에서 열리는 전통혼례 시연장에서는 연지 찍고 분을 바른 어여쁜 신부와 신랑이 대례상 앞에 나오다가 콩을 밟아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혼례시연은 429일과 55, 20일에 예정되어 있고 전통상례도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연출됩니다.

 

체험장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또 부모님이 설명을 덧붙이면 아이들은 더 신이 날겁니다. 솔직히 대화의 소재도 부족했거니와 싱그러운 봄날 야외에서 가족끼리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타임머신 볼거리를 본다면 자연스레 마음도 들뜨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 중에는 정겹고 재미도 있지만, 옛날 어머니들이 무척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사람이 많답니다.

실제로 이런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통해 관광객 수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의 주말평균 관광객은 5900명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한주 평균 1만명에 육박할 정도랍니다.

 

! 그리고 모처럼의 하회마을 행차라면 꼭 들러 볼 곳이 있습니다. 2012년판 하회별신굿탈놀이도 상설공연장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은 벌써 3월부터 시작됐는데 12월말까지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주 3차례 공연이 진행됩니다.

무료공연일 뿐 아니라 공연이 끝난 후 춤꾼과 관람객이 함께 신명을 풀어내는 뒤풀이 한마당이 있고 기념사진 찍기 등 공연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명과 감흥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포항시내에서 출발한다면 기계~길안~안동대학교 코스의 국도를 이용하거나 대구~포항고속도로에 이어 중앙고속도로로 옮겨 타면 2시간 안에 충분히 하회마을 입구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어떻습니까?

 

사진 우성희(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