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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뜨끈한 국물이 사랑받는 겨울철 경제적이면서도 영양만점인 보양식~!

사전에서 '장인'을 검색하면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심혈을 기울여 물건을 만드는 것' 이라고 나옵니다.

 

비단 그것이 예술가에만 국한되는 영역은 아닐텐데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칼국수집은 단순한 맛집이 아닙니다.

 

특히 지금 소개해 드릴 이 분은 칼국수 장인이라 소개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직접 먹어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해 가게를 찾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가게 안과 밖은 물론 주변에도 그 흔한

 

'방송국 00에서 취재한 맛집'

 

'전국에서 제일 가는 맛집 1위'

 

이런 자극적인 문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좋은 음식을 판다는 철학이 베어 있는

 

한서방 칼국수를 소개합니다.

 

 

 

사실 근처에 하이원 리조트와 화암동굴이 위치해 있어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한 곳이죠.

 

 

명함도 정겹죠?

 

숫자를 손으로 고쳐 쓴 흔적 덕에 정겨운 느낌이 물씬 묻어납니다.

 

 

메뉴도 아주 간단합니다.

 

이 집의 메인 요리인 닭칼국수를 시작으로

 

멸치 칼국수

 

여름 별미인 냉칼국수가 있고

 

면을 좋아하지 않거나 못 먹는 이들을 위해 보리밥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백숙도 기대되는 메뉴에요!

 

칼국수 양이 워낙 많아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전날부터 굶고 가서 닭백숙까지 도전해 봐야겠어요 언젠가~!!

 

 

짜잔!!!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짜 맛집이다 보니 어느 정도 기다려야되지만 그 덕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ㅎㅎ

 

숭덩숭덩 찢어서 넣은 닭고기와

 

손으로 착착 썰어 투척한 칼국수 면발은 탱글탱글 거리고

 

무엇보다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육수가 일품입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배를 두들기며 나올 수 있을만큼 양도 넉넉하구요.

 

 

아쉽게도 콩국수는 여름 한정 메뉴라 지금은 맛볼 수 없어요.

 

이 사진은 제가 지난 여름에 촬영한 콩국수 사진인데요.

 

직접 콩을 갈아 육수를 낸 것으로 보이는 국물이 끝내줍니다.

 

콩 특유의 비린 맛을 싫어하는 분들도 충분히 좋아할만큼 깔끔한 스타일이니

 

여름에 가신다면 콩국수도 꼭 주문해보세요.

 

 

동동 띄워져있는 얼음도 예술이죠?

 

저는 이런 얼음을 맛있는 '층이 져있다'고 표현하는데요.

 

얼음결 사이로 육수의 깊은 맛이 베어 여느 아이스크림보다 맛있답니다.

 

 

참! 칼국수가 메인 요리지만 서비스로 제공되는 보리밥도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윤기와 찰기가 촤르르 흐르는 비주얼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입안에 머무는 보리밥의 식감은 탱글탱글 그 자체로 씹는 재미까지 더해지죠! 

 

 

상호명이 한서방 칼국수이니 실제 한서방이실 것으로 예상되는

 

한서방칼국수가 다른 칼국수와 차별화되는 지점이자

 

믿고 먹을 수 있겠다는 강한 확신을 주는 장인이 바로 여기 계십니다.

 

 

가게를 들어가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근엄한 저 뒷모습!

 

기계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착착착 썰어 나가면서 칼이 도마와 부딪힐 때의 기분좋은 소음과

 

1인분씩 예쁘고 소담하게 소쿠리에 담겨져 있는 면발의 자태만으로도

 

심장은 쿵쿵 뛰고 칼국수에 대한 기대감은 배로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여름이나 겨울이나 계절과는 상관없이 사장님의 유니폼은 한결 같습니다.

 

흰색 민소매 티 하나로 가게의 모든 시선을 사로잡는 패셔니스타죠!

 

쳐다보거나 말거나 본인의 일에 몰두하는 전문가의 모습이란 캬~~

 

실제로 일에 몰두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아우라가 퍼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장인의 기품이랄까요?

 

 

마법처럼 반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실까요?

 

 

저 대형 작업대를 가득 채울만큼 얇고 고운 피가 순식간에 만들어집니다.

 

개인적으로 트릭을 사용하는 매직쇼보다 땀과 시간이 응축된 이런 작업의 순간을 지켜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요.

 

마음이 경건해진다고나 할까요.

 

참고로 팔에 붙어있는 것은 반창고가 아니라 금연 패치 같다고 누군가 말씀해주시네요 ㅎ

 

전 영광의 상처인줄 알았어요 ㅎㅎㅎㅎㅎ

 

 

지금은 겨울입니다.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만 보면 여름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요.

 

 

아직 칼국수가 되기 위한 몇가지 과정이 더 남아 있습니다.

 

서로 반죽이 붙지 않도록 섬세한 손길을 거친 후에~!

 

 

부드럽게 공글려서 소쿠리에 하나하나 담아 주방으로 들어가면

 

이제 진한 닭육수에 전격 투하! 하는 것이죠.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캬아~

 

저 뽀오얀 국물의 자태가 보이시나요?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는 무서운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요리가 단돈 육천원이라니!!!!

 

왕복 차비가 10배 이상 나온다고 할지라도 "또 갈거야!"를 외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죠?

 

 

밀가루 반죽을 섞는 사장님의 모습 또한 경이롭습니다.

 

아무 말 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계시는 그 광경을 틈틈이 쳐다보다

 

너무 맛있어 그릇에 코를 박고 칼국수에 몰입하다

 

정신이 없네요~!!ㅎㅎ

 

이렇게 한서방칼국수 집에선 놓치기 아까운 풍경들이 너무나 많아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

 

겨울 보양식 '닭칼국수'를 핑계삼아 눈덮인 강원도의 절경도 구경할 겸

 

이번 주말 강원도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