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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시대

 "1인 미디어 시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하면서, 그간 인간의 입()에 국한됐던 미디어환경이 손()으로 급속히 바뀌었다. ‘미디어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의 의식은 크게 성장했지만, 이는 종이()를 구매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만 국한됐을 뿐, 일반 시민들에게 정보뉴스는 여전히 요원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떤가.

종이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다고 할 만큼 인터넷이 눈부시게 발달했다. 누구나 정보제공자가 될 수 있는 ‘1인 미디어시대가 열린 것이다. 1인 미디어에 대해, 주요미디어들은 정보왜곡이 많고 규제가 어렵다며 부작용을 많이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언론사의 정보왜곡이나 거대자본에 의한 미디어시장 잠식 등의 문제는 일반인들의 올바른 정보접근을 막고 있다는 점에서 1인 미디어의 부작용을 탓할 바가 못 된다.

 

미국의 지식인 노암 촘스키는 엘살바도르의 주교 로메로 암살에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에 입을 닫은 뉴욕타임즈에 분노했다. 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해 2만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죽였지만 아무도 이를 비인도적이라고 규탄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인도네시아가 이스트 티모르를 침공해 20만명의 죽음을 불러왔지만 미국은 도리어 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옹호했다며 일반인들의 눈과 귀를 막은 언론을 비난했다. 한국의 네이버 등 주요포털사이트들도 뉴스노출을 원하는 언론사의 심리와 자본을 내세워, 주요 언론사처럼 정보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미디어들은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기에 앞서, 1인 미디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부터 높이고 있지만, 인터넷 시대에서 대세를 꺾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실제 1인 미디어가 왜곡된 정보로 세상을 시끌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많다.

 

시인 하상욱은 블로그에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시를 게재해 인기를 끌었다.

이를 테면 축의금(고민하게 돼/ 우리 둘 사이)’, ‘정시퇴근(알 수 없는 미안함/ 밀려오는 부담감)’ 등의 시로 이름을 알리면서 담배 포장지에까지 글을 실었다.

이환천은 승부(니가암만 이뻐봐라/ 우리엄마 이기는가)’, ‘직장인(지금처럼 일할꺼면/ 어렸을 때 존나놀걸)’등의 글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블로그가 희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한 자격증 획득을 모인 이들을 위해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일어나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 블로그를 하며 희망을 찾고 있어요. 1인 미디어가 제 희망인 셈이죠그는 장애인이다. 몸이 불편해 취직할 곳이 없어 자격증만 묵묵히 따고 있다. 그는 자격증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 증명하고 있지만, 세상은 그에게 냉담하다. 그래서 그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루하루 비장애인들이 스쳐지나가는 일상을, 그는 자신에게는 더없이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라며 글을 쓰고 있다. 시작한 지 한 달 된 그의 블로그 방문자는 하루 100명 가량.

 

세상에는 저를 찾는 사람이 없지만, 여기에는 찾는 사람이 참 많아요. 요즘 살고 있는 즐거움 입니다

 

그에게 인터넷은 음란도, 비방도 없는 그저 희망의 공간일 뿐이다. 자기만의 인터넷 세상에서 책임과 정성을 다하는 그에게 ‘1인 미디어가 가진 진정한 힘과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글. 박승혁 기자

사진출처 : http://news.newsway.co.kr/view.php?tp=1&ud=2014060215201274036&md=20140602172847_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