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ppy Plan

중국, 그들을 바로 알자

 

우리 경제는 유독 중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때론 협력으로, 갈등으로 서로 부대끼며 성장해왔다.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도 중국의 저가철강 공세에, 철강을 주 산업으로 하고 있는 포항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런 와중에 포스코 등 일부 회사들은 중국시장을 열기 위해 바이어들을 포항에 초청, 또 다른 세일즈에 한창이다. 중국시장이 워낙 크고 다양하다보니, 한번만 기회를 잘 잡으면 지금까지 손해 본 것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세일즈에 나선 포항기업들의 바람이다. 물론 중국의 실물`금융 동반후퇴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해상실크로드를 아우르는 신 실크로드(일대일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장기간 대외개방과 수출촉진 정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성장률하락`경제구조전환압력`경기부양의 후유증 등 중국경제가 맞닥트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인 셈이다.

 

우리 정부도 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 내걸고 중국과의 글로벌 경제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의 일대일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남아시아`동남아`유럽`아프리카`중동 등을 포함하고 있고, 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 유럽`중앙아시아`중국`러시아`몽고`터키 등을 포괄한다. 이들 주변국의 기초 인프라`교통운송`에너지`통신분야 개발 등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두 정책의 공통점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에 따라 아시아의 기초인프라 건설을 비롯해 금융서비스, 무역, 산업, 신시장 개척 등을 누가 더 많이 선점하느냐가 갈릴 수도 있다. 중국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우리 정부와 협력은 할테지만, 분명 그들도 자국의 이득을 보다 취하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중국과의 협력에 경계할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자료출처 : http://blog.naver.com/prime992?Redirect=Log&logNo=220183935745

 

미국 프리스턴 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경제에 대해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만으로 일궈온 초고속 성장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걱정했다. 경제학자인 홍콩 중문대 랑센핑 교수는 폭리를 취하면서도 개혁을 외면하는 국유기업, 위기에 직면한 민영기업을 꼬집어 중국 경제의 골칫덩어리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철도건설, 고속철, 고속도로 등과 같은 대형프로젝트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인플레이션을 촉발시켰다. 여기에다 토지개발권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당국이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위해 대출을 마구해주다보니, 부동산 가격 움직임에 따라 대규모 금융위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유기업의 독점 횡포, 폭리를 취하는 괴물 같은 은행, 불안정한 중국증시도 중국경제의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경제를 발목 잡는 여러 가지 이유와 취약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우호적 측면만 바라보며 동분서주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국내 중국전문가들은 중국을 제대로 봐야 우리가 당하지 않는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이 어려워지면 한국기업이 피해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얼마 전 포항의 한 기업인은 중국시장을 잡기 위해 바이어를 초청, 몇 일에 걸쳐 융숭한 접대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윗선에서 안된다라는 담당자의 통보에 사업이 무산됐다. 담당자는 자신의 상사에게 해당기업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해 한마디 말도 않고 수긍했다고 한다. 사업과 관련해 윗선과 얘기 돼야 한다는 담당자의 조언이 있었더라면, 그 기업인이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 한국에 온 일선책임자에게만 목을 맸을까? 해당 기업인은 담당자가 자기한테만 잘 하면 된다고 얘기 해놓고선, 막상 수가 틀리니 나 몰라라 하며 떠나버렸다면서위에서 아래로만 전달되는 중국의 의사소통 문화를 제대로 이해 못한 것이 실수라고 했다. 중국의 화려한 문화와 경제만 볼게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이중적 속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얻은 교훈이다. 중국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뛰는 많은 지역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  매일신문 박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