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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

포항 서울간 KTX에 바란다.

 

 

 

4월2일 포항과 서울을 잇는 KTX가 첫 경적을 울렸다. 주중 1일 16회, 주말 20회 서울과 포항을 오가는

이 열차는 2시간 32분이면 목적지에 도달한다. 빠를 때면 2시간 15분도 가능해 바야흐로 포항~서울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

 

1914년 포항 간이역 설치로 서울까지 하루가 걸렸던 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이번 KTX개통으로 포항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지자체도 KTX를 환영하며 역까지 도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여념이 없다.

 

 

 

 

포항테크노파크는 KTX개통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 175억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명으로 봤다.

먼 미래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환공해 경제도시로의 발돋움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관광자원과 청정해산물 등의 수요가 늘 것이고, 인천공항에서 포항을 잇는 시간도 2시간 이상

줄어 국내외 방문객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의료나 유통, 교육 등 수요가 서울로 옮겨갈 우려도 적지 않다. KTX가 개통된 다른 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에, 포항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피해를 최소화하지 위해 노력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성과가 생길 수 있다. 인근 지자체간

공동마케팅을 구사하고, 포항도심과 KTX역사를 빠르게 잇는 방안이 필요하다.

 

KTX 이용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 긍정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우선 요건이다. 경주의 경우 도심과 역사와의

연결이 빠르지 못하다보니, 출퇴근 인력들 대부분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한다. 경주 KTX 입장에서는

여간 손해나는 일이 아니다.

 

한국의 KTX는 일본에서는 신칸센, 중국에서는 허셰호라고 불린다. 고속철도는 국가의 경제성장이나 부의

수준과 궤를 같이 한다. 철도 도입순서도 그에 따르고 있다.

 

1964년 개통된 일본 신칸센은 아시아 고속철도의 원조로 불린다.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40년이나 앞섰으니,

그도 그럴 만 하다. 시속 100km 정도로 달리던 열차속도가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나니, 신칸센은 경이로움을

넘어 기적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뱃속을 요통치며 정신없이 쏟아지는 '설사'를

'신칸센'에 비유했다고 하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그 속도에 대한 당시의 놀라움을 알 수 있다.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시기인 2000년대 들어서 본격 고속철도 시대에 뛰어들었다. 동서남북을 거미줄처럼

엮는 고속철도 구간 계획은 지금도 탄력을 받으며 진행 중에 있다. 이 열차는 중국 경제의 동맥역할은

물론이고 국가 브랜드와 자존심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만든 고속철이 세상에서 가장 길며, 열차 최고속도 역시 380km로 가장 빠르다며, 큰 아버지

뻘인 신칸센을 넘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자 일본은 중국의 크고 작은 고속철도 사고를 일컬으며,

'짝퉁열차'의 한계를 가진 기술력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둘의 신경전에도 양국의 고속철도 성장세는 무섭게

타오르고 있다. 한국도 이들 사이에서 국제 고속철도 시장을 잡기위해 경쟁에 나서야 한다.

일본보다 빠르고, 중국보다 안전한 고속열차를 만들어야만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잇다.

 

포항과 서울을 오가는 KTX가 열차 운행시스템이나 제작기술 등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모범사례가 돼 앞으로 국제시장에 자랑삼아 내놓을 대표 열차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글. 매일신문 박승혁 기자.

사진출처: 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5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