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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대구의 흔적을 품은 천재화가 - 이쾌대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엔지니어링실 이승룡입니다. 메인 사진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도 알 수 있듯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습니다. 차가운 도시에서 감성을 더욱 따뜻하게 하기 위해 4번째 그림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번 미술관은 dam. 바로 대구시립미술관(daegu art museum)입니다.

1. 대구시립미술관 가는 길




대구시립미술관은 2011년 개관한 아직 따끈따끈한 새 건물입니다.

간단하게 dam(대구시립미술관)에 대해서 5가지 키워드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대구시립미술관 홈페이지 : www.daeguartmuseum.org

 

2) 위치 - 대구광역시 수성구 삼덕동 374번지 (053-790-3000)

:  월드컵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3) 관람시간 지금은 동절기라서 오후6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 4~10 : 오전10~오후7

   : 11~3 : 오전10~오후6

: 정기휴관 :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공휴일이 끝나는 다음 평일에 휴관)

 

4) 관람요금 성인 1000, 7세 이상 어린이나 청소년 700원입니다.

 

5) 가시는 길

   -대중교통 이용시 :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하차 -> 시내버스 849-1환승 후 대구미술관 하차

                      지하철 2호선 사월역 하차 -> 시내버스 849, 604환승 후 대구미술관 하차

                      (* 순환버스 : 대공원역에서 미술관까지 순환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단 점심시간 12~13 운행하지 않아요)

    (포항에서 버스를 타고 가실 경우 포항시외버스터미널 -> 대구 동부정류장 직전 동대구역에서 하차
   -> 동대구역 지하철 탑승하여 대공원 또는 사월역 하차 -> 위 시내버스 환승)

       -자가운전 이용시 : 수성IC->경기장 네거리 400m직진 후 우회전 -> 800m직진 후 좌회전 미술관

         (주변 건물이 별로 없고 표지판이 있으니 표지판을 따라가시면 찾기 편해요.)


위성사진을 보시면 수성IC로 들어와서 대구스타디움을 지나 미술관앞 도로로 800m오시면 됩니다

참 쉽죠~

미술관 앞에 주차장(무료)이 넉넉하게 있습니다. 아직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적한 편이라 주차장은 거의 널찍하니 주차걱정은 전혀 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운전자 입장에선 주차 편한 게 제일 좋더라구요. 오르막 사진은 전시동 팻말 따라 올라가는 길입니다.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넘어가는 육교사진도 보이고 길다란 대구시립미술관과 건물옥상부 dam이란 미술관 이니셜도 보입니다. 이쪽 부지가 워낙 넓어서 더욱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을 풍기네요.

 

 2. 대구의 흔적을 품은 천재화가 - 이쾌대를 만나다.

 

대구시립미술관은 지금 <Made In Daegu>라는 주제로 대구의 작가들이 한국미술사 속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dam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동양문화를 氣의 관점에서 본 [氣가차다]전과 이강소展(어미홀), 삶과 풍토展, 프랑스와모흘레展, 그리고 이쾌대展(4-5전시실)과 함께 대구가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 김수자展(프로젝트룸)까지 굵직한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소개에서는 천재화가 이쾌대의 이야기와 그림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미술관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작품은 웹 페이지의 이미지들을 담았으니 이해해주세요~)


이쾌대.

사람들이 천재라 부른 화가, 1994년 미술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 근대 미술가 10 가운데 4위에 선정, 한국근대유화베스트10 선정(1998) 될 만큼 근대 미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족작가, 마치 루벤스의 어둡고 깊은 작품이나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떠올리게 하는 리얼리즘과 담대함을 지닌 그

의 작품들.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이쾌대, 1949)

(이 작품에서 평화로운 농촌배경, 밝은 색감에서 희망을, 한복과 한국화 붓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팔레트는 작가의 소망이자 화가로서의 길을, 그리고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은 결연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뭔가 강렬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은 풍경을 배경으로 하면서 인물을 한가운데 배치한 구성은 모나리자와 유사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입니다. 하지만 배경이 모나리자의 부드럽고 세밀한 배경과는 달리 굵직하고 과감한 생략을 통한 선으로 나타내며 서양과 동양의 회화적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이토록 한국 근대미술의 중요작가임에도 이쾌대라는 이름이 생소한 이유는 사람들의 입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월북화가라는 꼬리표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남과 북이란 이데올로기의 대치 속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급할 수 조차 없었던 비운의 작가였습니다. 하지만 북에서도 김일성 체제에 협조하지 않아 금지작가로 낙인이 찍혀 세상에 빛을 발하지 못하고 그늘 속에 묻혀있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면서 월북미술가들에 대한 해금조치가 이루어졌고 1991년부터 국내에서 유족들이 보관한 작품들이 전시되면서 빛을 보게 되었답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드로잉은 남쪽에 남겨져 있던 유족이 보관하고 있는 작품들로 그가 도쿄 제국 미술학교에서 동양화와 서양화의 화풍을 모두 흡수하며 그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기 위해 고뇌한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2층에 위치한 4,5전시실로 가봅니다. 2개의 전시실로 나누어 성격에 맞게 분류하여 드로잉과 작품들을 전시

하고 있습니다. 4전시실에는 초기 드로잉과 간단한 인물에 대한 드로잉 등 여인상 위주로 전시되어 있습니

. 5전시실은 4전시실보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드로잉과 대표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5전시실로 들어가면 위의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뿐만 아니라 드로잉으로 표현된 자화상, 걸인, 말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네요.

드로잉으로 표현된 이쾌대 작가 본인의 자화상입니다.
 

드로잉 속의 작가가 제 눈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강렬한 눈빛~!

한쪽 귀퉁이가 찢겨졌지만 작가 본인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드로잉의 필체, 선의 움직임을 보면 다른 드로잉도 위 자화상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선들을 여러 번 그려 드로잉을 하기보단 한번에 윤곽선을 그대로 그려내면서 형태를 만듭니다. 단단하면서 굵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필선. 힘을 주고 잡은 펜으로 한번에 마치 수만 번의 노력으로 이미 어느 위치로 지나가야 하는지 아는 것처럼 명쾌하게 그려나갑니다.

 

그의 표정에서 깊은 눈빛과 결단력이 보이시나요? 굳게 다문 입은 작가의 결연한 뜻과 확신에 찬 데생의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쪽이 뜯어져 나갔지만 전체를 상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그의 형, 이여성의 말처럼 그는 일찍부터 소묘에 두각을 드러냈으며 실제로 근대미술가중 보기 드문 소묘력을 지닌 작가이기도 합니다. 전시된 누드화를 보면 여성의 선을 한번에 부드럽고도 진하게 그려나간 것을 보면서 소묘에 대한 재능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드로잉은 그의 아들을 그린 한민이라는 드로잉입니다.

한민이, 어미젖, 엄마 손이라고 화살표로 표시해두었네요. 실제로 보면 드로잉이 노트 정도 크기라 정말 낙서처럼 간단하게 드로잉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을 보는 것처럼 젖을 물고 잠든 아기의 평화로움을 저토록 쉽고 간결하게 표현하다니자화상과는 달리 훨씬 부드러운 선으로 드로잉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군상이나 걸인 같은 강렬한 작품보다 이러한 드로잉 속에서 작가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드로잉에 저렇게 낙서를 해뒀지?

 

이쾌대의 드로잉 중 위 작품처럼 그림과 함께 낙서처럼 글이 적혀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글, 영어, 일본어가 다양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드로잉에 쓰여진 글들은 피카소, 보나르, 루소등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회화를 형성하였던 대표적인 작가들로, 일본 유학시절 제국미술학교의 교수진을 통해 받은 영향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을 언뜻 보면 야성미 넘치는 건장한 남자인 것 같지만 이 작품의 제목은 1948년작 걸인입니다.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린 작품으로 이쾌대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 그런데 눈빛이? 걸인의 눈빛은 한쪽은 감은 듯 아래로, 한쪽 눈빛은 캔버스 바깥을 향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선은 해방 이후 좌우로 갈린 조국의 현실을 상징하는 것일까요? 걸인치고는 건장하고 굳건한 표정에서 작가의 자화상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걸인이지만 당당함, 의연함은 현 시대를 개척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자 세 개의 깡통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론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화를 통한 색채기법과 구성들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처럼 서구화풍의 수용기 과정을 거치면서 그림에서는 전통적인 소재와 평면적 조형성, 동양적인 선과 얇은 유화기법을 구성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갔습니다. 위 작품의 족두리 쓴 여인 역시 이러한 이쾌대 화풍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쾌대의 작품을 보면서 유화지만 뭔가 동양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단순히 평면적인 표현, 굵은 선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작품 속에 표현된 색채들이 마치 오래된 벽화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색감. 이렇게 어둡고 무채색이 혼합된 작품들의 색은 작가에겐 떨쳐버릴 수 없는 시대상의 표현이자 그 속에서 만들어진 화풍의 무게인 것 같습니다.

이쾌대展을 보고 나오면서 작가가 겪은 시대상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전시실을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분단에 대한 아픔이 어두운 색채를 통해 머릿속에 남겨진 듯하네요.

 

미술관 3층 휴식공간에서 보이는 대구의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네요. 대구출신의 작가는 대구의 풍경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치열하게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던 그의 작품들이 너무 강렬해서 미술관을 나와서도 그 여운이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미술관 밖은 인공개울과 다리들, 그리고 넓은 광장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아직 미술관 방문인원이 적은 편이라 한적한 모습입니다. 교육이나 강좌도 자주 열리고 있으며 12.14일엔 문화평론가로 유명한 진중권씨께서 미술과 새로운 시공이라는 강좌를, 1.18일에는 유홍준 교수님께서 선비정신과 예술이라는 강좌를 대구시립미술관에서 열고 있습니다. 수요일이라 가고 싶은 직장인들은 휴가를 써야 되는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접수 후 참석하시면 됩니다.

 

대구시립미술관에서 네 번째 해설이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해설이 있는 그림 ㅣ 엔지니어링실 토건그룹 이승룡 기자>

나, 어떤 사람? 이런 사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계속되는 호기심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엔지니어 1人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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