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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TEC Lounge

옆동네 같은 외국. 대마도로 떠나는 먹거리 여행.



너무 가까워서 이 곳이 외국이라는 사실을 깜빡하는 이들이 많은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대마도!


부산여객선터미널에서 히타카츠항까지 1시간 10분, 이즈하라항까지 1시간 50분 밖에 안되는 데다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도 서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죠.



그래서인지 날이 흐리나 맑으나 한국전망대에는 대마도를 찾은 한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립니다.


개방이 되어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문할 수 있지만 해가 지면 아무리 맑은 날이어도 깜깜하기만 하겠죠?ㅎ


곳곳에 한국과 관련되어 있는 유적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가까운 곳이 바로 대마도인데요.


덕혜옹주 축봉비, 최익현 순국비 등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의 흔적들을 직접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대마도로 떠나는 역사여행 같은 관광상품도 판매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이런 유적지들이 대부분 몰려있고 비석 하나가 전부인 경우도 많아 


 "아 이게 실제로 보니 이렇구나." 정도의 감흥 정도랄까요.



오히려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절경들을 둘러 보며 힐링하거나


맛있는 음식으로 이국적인 여행의 기분을 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대부분일 정도로 가까운 대마도에서 즐기는 '맛있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고고씡~*******



뜨끈한 국물이 떠오르는 계절.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영양과 맛은 물론 특히 국물이 정말 끝내주는 요리가 바로 이리야키 입니다.


제철 생선에 숙주를 비롯한 야채, 각종 버섯들을 


푹 고아낸 육수에 끓여내면, 


한 겨울의 감기도 멀리 내쫓을것 같은 이리야키가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여기에 함께 끓여먹는 메밀소바 역시 예술인데요~!


육수를 쏘옥 흡수한 메밀소바는 배가 빵빵해져도 끝없이 들어갈 정도로 중독성 있답니다~ㅎㅎ



메밀소바가 그게 그거지 뭐가 다르겠어?


생각하셨다면 땡~!!!


대마도에서 먹는 소바는 '아~ 이게 일본 정통의 맛이구나'를 느끼게 만들거에요.


먼저 냉소바를 비교하자면


한국은 달달한 육수가 특징이고 일본은 약간 묽은 간장에 소바를 푹 담궈 적셔 먹는 다는게 다릅니다.


그리고 따뜻한 메밀소바를 즐겨먹는 다는 것도 다른 점이구요.


저도 '간장에 담궈 먹으면 짜서 어떻게 먹어!'라는 쓸데없는 걱정부터 했는데


이게 웬걸 간장의 향기가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끼면서 메밀소바의 식감까지 제대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오전 10:30분까지 오면 메밀소바 반죽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소바도장도 여러 곳이 있으니


가족여행을 계획중이시라면 4인 기준 4000엔에 체험과 시식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참여를 추천합니다.


반죽 만들기부터 체험을 끝까지 도와주는 스탭이 있으니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네요.



요로코롬 생겼지만 기가 막힙니다~!!


반죽 색깔을 보면 짐작하셨겠지만 


대마도의 특산물 중 하나인 고구마로 만든 '로쿠베'도 대마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입니다.


보기 보다 훨씬 맛있고 특히 탱글탱글한 면의 식감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버블티에 들어가는 타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선호할만한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데다 닭육수로 우려낸 국물 역시 진국입니다.


호로록 소리내며 탱탱한 고구마국수 로쿠베를 폭풍흡입하고


국물 한방울까지 남김없이 밥에 말아먹고 싶을만큼 매력있죠.


자극적이지도 않고 위에 부담을 주지도 않아 야식이나 해장용으로도 그만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좋겠죠?


가격도 큰 부담 없는 선이라 대마도에 가신다면 꼭 추천하고픈 음식입니다.



네~ 맞습니다. 햄버거 패티 위에 올라간 저 녀석들의 정체는 오징어입니다.


심지어 패티 안에는 톳이 춤을 추고 있답니다.


일본하면 모스버거로 유명하지만 이렇게 독특한 버거는 빵순이인 저도 처음인지라


하나 다 먹고도 아쉬워 집에 가는 길에 하나 테이크아웃 할까 싶을 정도였는데요.


해산물이 유명한 대마도의 오징어, 톳을 이렇게 기발하게 활용하다니 


그 아이디어도 기발하지만


무엇보다 자꾸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 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단순한 고기 패티와 빵의 조합이 아니라 


톳이 들어간 독특한 패티에 고명처럼 올려진 오징어 여기에


아삭한 상추, 토마토의 조합은 물론이거니와 빵도 한번 구운 상태에서 바삭하게 나오기 때문에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으신 분들도


든든하면서도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고 싶으신 분들도 모두 모두 만족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마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물세트 부동의 1위인 카스마키도 빼놓을 수 없죠~!


카스테라와 일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김말이 마키의 합성어로


흰 앙금과 검은 앙금 두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지는데 오후에 가면 이미 품절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대마도의 명물입니다.


특히 어르신들께 선물하면 딱이겠다 싶은 충실한 내용물과


추억을 부르는 앙금의 풍부함 거기다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 온 장인 정신이 합쳐진 산물이랍니다.


4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가게에서 카스마키를 산 저는 


이 한 메뉴에 가문의 이름과 정통성을 걸고


지켜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뭔가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무언가를 지켜낸다는 건 상상하는 것보다 더 훨씬 어려운 일이니까요.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산책하기에 지금이 제일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 단풍이 절정을 이룬 대마도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비경을 선보입니다.


원시림이 보존되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숲이나 나무의 규모도 대단하지만


연지 곤지 곱게 화장한 단풍의 모습은 국적을 떠나 어여쁘기 그지 없지요.


닮은 듯 분명 다른 그 느낌은 글로도 사진으로도 전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단 하루면 충분한 외국여행이 가능한 곳.


시간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큰 부담 들이지 않고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바로 대마도인지라


이 곳엔 온천이나 식도락 혹은 마트에 장을 보러 오는 나홀로 여행객들이 유독 많습니다.


커다란 캐리어를 텅 비운 채 입국해 마트에서 가득 채워 돌아가는 이들도 많구요.


그만큼 맛있고 독특한 먹거리가 이들의 발길을 계속 향하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대마도로 가는 제 옆자리에 탑승하셨던, 장보러 대마도 가는 어머님을 비롯해


온천물에 몸 담그고 점심 맛있게 골라 먹은 후 슈퍼에서 장을 보고 오는 일이 일상인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아는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재밌게 여행을 즐길 수 있구나 싶은 것이 


시간도 여유도 없는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사치가 아니라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어디든 훌쩍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맴돈다면 담아두지 말고 


단 하루여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해외여행지 대마도에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_정유미

사진출처_쓰시마 부산사무소(www.tsushima-busa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