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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

무에타이 高手, 김용운 관장

무술 밖에 모른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그는 과거도 지금도, 미래도 무인(武人)으로 살 것이고 살고 싶어한다.

 

 

샌드백을 치고,아이들을 지도하고 그것이 그의 하루 일상이다.

포항에서 작은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운(46)관장. 눈에서 나오는 기(氣)와 뼈에 새긴 결기가 심상찮아 보였다. 단신(短身)이지만 금세라도 상대가 도전해온다면 몇은 쉽게 때려누일 기세다. 오랜 세월 무술을 연마한 고수(高手)답게, 표정은 온화했지만 온몸은 폭풍 같은 기가 감싸고 있었다.

 

☞ 운동은 언제 시작하셨는지?

“아주 어렸을 때라고 기억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전부터 아이들이랑 뒹굴면서 지냈지요. 집에서 책을 보라고 하면 저는 감나무 밑에 매어놓은 샌드백을 발로 차는 게 더 좋았습니다. 또 각종 무술 책을 들여다보며 익히는 것이 즐거움 이었죠.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배웠고, 그 뒤로 합기도를 익혔습니다. 군대를 다녀왔을 때부터는 무에타이를 본격적으로 연마했어요. 그랬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무에타이에 특별한 매력이 있던가요?

“아시다시피 무에타이는 1천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태국의 전통 무술입니다. 주먹이나 무릎, 다리, 팔꿈치 등의 신체부위를 강하게 단련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인데, 태국이 오랜 세월 외세의 지배를 단 한 번도 받지 않게 도와준 애국 무술이기도 합니다. 무에타이는 후퇴(後退)가 없는 무술입니다. 이를 테면 팔이나 다리로 방어를 한다면 그것을 깨버릴 정도로 단련해 공격하는 겁니다. 그 매력에 반해 태국까지 달려가 운동을 배우고 왔지요. 지금도 태국에 가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배우는 것이 큰 행복입니다.”

 

 ☞ 후퇴가 없는 무술에 큰 매력을 느끼시는데, 혹시 관장님 성격도 그러한가요?

“후퇴가 없는 성격이었기에, 평생을 한길로 걸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체육관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요. 그래서 아내에게 참 미안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아내가 운동에만 전념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후퇴없는 성격’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하하).”

 

 ☞ 무술을 통해 무엇을 구하고 싶은지요?

“제가 자존심이 좀 센 편이라,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관원들에게는 ‘체육관에 나오지 말라’고 한 소릴 합니다. 제가 무술을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거든요. 무에타이의 혼(魂)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게끔 만들고 싶어 체육관을 열게 됐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제가 익힌 각종 무술을 하나로 묶어 ‘김용운 표 무술’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데, 이건 내공(內攻)이 조금 더 쌓이면 할 요량입니다. 지금은 후배들을 열심히 지도하고, 무에타이를 조금 더 알리고 싶습니다”

 

 

 

☞ 무에타이는 격한 운동인데 건강에 이상은 없으신지요?

“온몸이 다 쑤십니다. 매일같이 붙이는 파스만 해도 양이 엄청납니다. 물론 배우는 제자들이야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운동하기에 별문제가 없지만, 저는 매일같이 링에 올라 그들의 주먹과 발차기를 받아줘야 하니 만신창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벤치에 앉아 쉴 때면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이, 이상하게도 링에만 올라가면 사라진다 말입니다. 아마 평생 링에서 살아야할 운명인가 봅니다.”

 

 

 

☞ 언제까지 무술을 계속 할 계획이십니까?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해야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니까 이만한 것이 없잖아요. 물려줄 후배가 있으면 물려줬으면 더 좋겠고요. 딸에게 운동을 가르쳐보긴 했는데,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 같아, 일치감치 포기했습니다. 무술에 대한 자부심과 건강한 신체만 있다면 평생 무인으로 살아가는 것 또한 멋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 박승혁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