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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포항시립중앙아트홀 – 류영재의 소나무전

안녕하세요? 포스코플랜텍 엔지니어링실 이승룡입니다.

매번 전시회장을 찾아야 할 때마다 한 달이 금방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엔 한 달에 두 번씩도 가야지 했는데 회사 다니랴 주말에 친구 결혼식도 가고, 약속도 있다 보니 지금은 한 달에 한번 가는 미술관조차 벌써 한 달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이번엔 조금 더 일상과 가까운 곳!!을 생각해봤습니다.

매번 포항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같은 시설이 잘 갖추어진 미술관도 있지만 근처에 있는 가까운 미술관은 없을까 하다가 알게 된 곳이 바로 포항시립 중앙아트홀입니다.

 

포항시내, 죽도시장근처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포항에 오면 자주 듣는 도로명이 5호광장, 육거리등이 있었는데 중앙아트홀이 바로 육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아트홀 위치가 사실 아주 명당입니다. 어느 도로에서도 떡 하니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거든요.

 

미술전시 뿐만 아니라 연극도 전시하는 다목적 예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경현기자가 셰익스피어 맥베드가 중앙아트홀에서 연극할 때 소개하는 기사를 올렸었죠

 

죽도시장과도 걸어서 5분이 안 걸릴 만큼 가까운 거리고, 바로 옆에 CGV가 위치하고 있어 영화표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으시면 중앙아트홀에 들르셔서 열리고 있는 전시도 보시고 아트홀에 위치한 카페를 이용하셔도 된답니다.

 

! 주차장도 있으니 차를 가지고 가셔서 무료주차장을 이용하실 수 있답니다.

(주의: 입구 바로 옆에 주차장 램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 차선으로 출입이 동시에 이루어지니 내려가실 때 조심하세요~. 주차장 공간도 시내다 보니 좁은 편이고 기계식 주차방식이 대부분이니 주차가 아직 서투른 분들은 버스나 외부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
중앙아트홀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주차장 입구>

 

 

중앙아트홀은 미술전시 같은 경우 개인전도 많이 열리니 다양성을 가진 작품들을 쉽게 만나실 수가 있어요.

 

제가 갔을 때 열리고 있던 전시는 바로 류영재의 소나무전!!

전시기간 : 1월 25일~2월 7일
전시장 :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관


소나무전? ~저번 기사로 올린 전시가 바로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전이었습니다.

중복? 아닙니다. 이번엔 류영재 작가의 소나무전입니다.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는 뭔가 몽환적이면서 신비스러움, 그리고 한없이 정적인 느낌을 풍겼다면 류영재 작가의 소나무전은 좀 더 생기 있으면서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나무. 그래서인지 다양한 작가들의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류영재 작가는 소나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경북일보의 인터뷰를 찾아보았습니다.  

"풍경 속 어지러운 주변을 지워나갔더니 소나무의 기상만 남더라. 소나무라는 대상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사상 등을 표현한다."

초반작업에서는 우뚝 선 소나무 한그루를 그려왔다. 그 이후에는 소나무가 우거진 숲을 그렸다.

나이가 들면서 편안해진 마음이 반영된 작품이란다.

"초반 소나무 초상화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도 들었다. 한 그루를 넘어 숲을 바라보고 관계와 관계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하여 숲으로 도착하고 숲에서 관계를 생각한다.

하나의 객체가 주는 감정이 작가가 가진 의도와 생각과 맞아떨어져 소나무를 그리기 시작하였고 그러던 순간 소나무가 가진 관계들()을 생각하고 더 넓은 범위의 사고방식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소나무가 주는 외로움. 그리고 소나무 숲이 주는 인간 군상과 같은 사회적 관계.

조금은 아이러니하죠?

 

한 개의 잎도 달려있지 않은 소나무의 모습을 통해 차가운 겨울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잘려버린 가지들, 부분 부분 벗겨져버린 껍질. 저 멀리서 보이는 바다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몰아치며 소나무를 더욱 외롭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욱한 안개 사이로 두 그루의 소나무. 한 그루보다는 덜 외로워 보이지만 소나무 앞의 낡은 창고 같은 집은 조용하면서도 세월을 느껴지게 합니다.

 

작품에서 소나무는 작가, 그리고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현재 살고 있는 삶의 고통을 동감하면서도 위로해주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나무의 상징성>

‘새로움이라는 환각에 사로잡혀 있는 현 시대의 예술동향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전통은 뒤로한 채, 각종 공해나 질병으로 신음하는 기구한 소나무의 운명만큼이나 위태로운 형식의 딜레마에 빠져있어 보인다.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화 할 수 있는 능력과 자기상실을 방지할 수 있는 제어장치가 있을 때 유익할 수 있다. 좋은 전통은 모조리 탕진해버리고 업신여겨 내팽개쳐버린 우리시대 소나무의 상징적 의미는 뒤틀린 문화척도를 꾸짖는 역사의 나무이자 정신의 숲으로 인식되어 진다.

-석사학위 논문 한국회화에 나타난 소나무의 상징성 연구 -


전통적인 부분을 계승하고자 하는 작가의 정신이 작가의 논문에서도 엿보입니다.

새로운 것이 아니면 관심 받지 못하는 요즘, 레이디 가가의 파격적인 의상과 음악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옛 것은 주목조차 받지 못하는 요즘 시대에 작가는 우직하게 전통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서부터 그려져 있던 소나무가 가진 전통성, 그리고 그 속에서 작가는 시대정신과 함께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나무는 그러한 긴 시간 속에 한국인의 마음속에 또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한국인은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푸른 생솔 가지를 꽂은 금줄을 치고 사악한 기운으로부터 보호받으며 태어나, 솔숲에서 뛰어 놀다 소나무 관에 육신이 담겨 생을 마칩니다. 무덤가엔 둥그렇게 솔을 심어 이승에다 저승을 꾸밉니다.

-       정동주의 한국의 마음이야기’ -


한국인의 마음 속에 소나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 밖에 없죠?

 

한국인이 가진 소나무가 가진 관계와 전통, 그리고 끊임없이 사고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류영재 작가의 이번 이야기는 우리 삶 속에 있는 오브제 하나가 얼마나 큰 존재이자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 이번 전시에서 얻은 류영재 작가의 소나무작품이 있는 팜플렛을 받아와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공짜로 이런 멋진 작품집을 얻는 기쁨도 있으니 여러분들도 시내 가셨을 때 시간이 나시면 중앙아트홀을 들러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네요~

 

내일 회사 화단에 심은 소나무를 보면 예전 같지 않을 것 같아요~

조금씩 저의 정신세계도 깊어지고 있는 건가요? ^^;;

 

<해설이 있는 그림 ㅣ 엔지니어링실 토건그룹 이승룡 기자>

 

나, 어떤 사람? 이런 사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계속되는 호기심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엔지니어 1人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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