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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가을에 광양에 서다

전어축제, 코스모스 들판, 재첩잡이 아름다운 가을정취를 품은 광양

 

 

 

 

햇살이 항상 머무는 고장, 광양(光陽)의 자랑거리는 끝이 없습니다.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백운산의 아름다움은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고, 물 맑기로 유명한 섬진강도 빼놓을 수 없죠. 또 명품 먹거리가 푸짐하기로도 유명합니다.

봄이면 광양 매화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여름에는 뙤약볕아래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매실이 탐스럽게 여물어 갑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광양이 더 풍성해 집니다. 봄부터 시작된 섬진강의 재첩잡이도 가을까지 이어지며 추석 즈음에는 광양곶감이 없어서 못팔정도입니다.

 

특히 가을초입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전어내음이 폭염에 지친 미식가들의 발목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전어축제를 중심으로 광양의 가을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사실 요즘 경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멀리 해외로 설악으로 제주로 떠나는 가을나들이 보다는 우리 주변에 미처 찾아가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가을풍경이 가을햇살 처럼 우뚝 더 다가섭니다. 포항에서도 광양길은 출장업무외에도 지난 여름 여수엑스포행사장을 드나들었던 기억을 더듬으면 더 친숙합니다. 광양행차 어떻습니까?

 

 

광양 전어축제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광양의 가을 전어는 가을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제철 진미입니다.

 

망덕포구를 중심으로 열리는 광양전어축제에서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더해진 전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전어축제가 열리는 망덕포구는 <광양10()>중 망덕귀범(望德歸帆)의 절경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진월면 망덕포구로 돌아오는 배의 금의환향은 오늘의 풍요로운 광양 모습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섬강추월(蟾江秋月)이라, 다압면 섬진마을 가을달빛에 취해 시() () ()가 절로 잉태되는 곳이 바로 광양입니다.

 

망덕포구는 또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자취가 어린 곳. 포구 쪽에 윤시인의 유고를 보관했던 낡은 가옥과 시비가 서 있습니다.

 

전어잡이와 전어요리로 유명세를 떨쳐 온 곳이어서 당연히 전어잡이든 전어요리든 내로라하는 달인들이 즐비하답니다. 그래서 아직도 이곳에서는 눈으로 전어 떼를 찾는 방식으로 조업을 하는 이들이 많고, 그렇게 잡은 펄펄뛰는 전어를 즉석에서 요리를 내놓는 식당이 수십 곳이 됩니다.

 

 

올해는 전어축제가 97일부터 3일 동안 열린다죠.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전어회와 전어구이, 전어비빔밥 등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가는 요리들이 시민과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작정입니다.

 

섬진강 오백오십리 물길과 남해의 바닷물이 만나 전어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이 천국을 이루던 곳. 전어를 잡던 어부들이 만선을 기원하며 불렀던 전어잡이 노래가 신명나게 울려 퍼졌던 그 곳! 광양전어축제에 오시면 다른 곳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전어의 참맛과 담백한 재첩의 맛, 남도 특유의 향토민요와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개회식과 폐회식때 불꽃쇼를 비롯해 전어잡이 노래 시연과 각종 민속공연을 구경하는 재미와 함께 망덕포구의 정취가 더해져 운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가을에 절대 놓칠 수 없는 맛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 물고기로 정약전은 <자산어보>기름기가 많고 달콤하다라고 기록하고 있고, 서유구는 <임원경제지>가을 전어 머리는 참깨가 서 말이라고 기록한 바 있습니다.

 

 

광양 서천변 코스모스

 

 

광양의 가을을 더 푸짐하게 하는 곳이 바로 서천변 코스모스밭. 3만여평의 서천변 둔치에는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물감을 뿌려놓은 듯 만발하여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가을정취 포토존이 되고 있습니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서천변을 끼고 도는 일주 산책로와 꽃밭 한 켠을 관통하는 길은 어린이들도 쉽게 걸으며 코스모스의 파도에 파 묻혀볼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좋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웨딩포토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중,장년층은 물론 노인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는데 시집 한권 옆에 끼고 거닐면 누가 봐도 작품이 되는 곳이랍니다.

 

 

섬진강 재첩잡이

 

 

섬진강 하구에는 요즘 광양 가을 재첩잡이가 한창입니다. 재첩을 채취해 담는 붉은 통과 조그만 형망어선이 강 위를 가득 메우고 있죠.

 

섬진강 재첩잡이는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4월말부터 시작해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음력 9)까지 계속된답니다.

 

재첩채취는 가슴까지 올라온 장화를 신은 어부들이 직접 손틀방, 일명 거랭이라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펄과 모래 속에 숨어 있는 재첩을 채취하거나 배틀방이라는 도구를 배에 묶어 끌고 가면서 강바닥에 있는 재첩을 긁어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잡은 재첩은 껍질과 이물질을 가려낸 뒤 끊는 물에 삶아 골라낸 알맹이로 회무침을 하거나 부침개로 부쳐 먹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일품.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부추와 파를 송송 썰어 넣어 먹는 재첩국 또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인데 이 가을에 맛보시면 힘이 절로 솟구칠 겁니다. 낙동강 하구와 전남 해안에서도 일부 생산되지만 오염되지 않은 섬진강물과 광양만 바닷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 재첩을 최고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광양을 교통요충지로 만든 이순신대교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새롭게 뜨고 있는 광양의 명물 이순신대교.

지난 여수엑스포기간중 임시 개통되었다가 마무리공사 때문에 지난 813일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장관입니다.

 

이순신 대교는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 사이를 잇는 총 연장길이 2260m의 교량으로 규모 면에서 270m에 달하는 주탑높이 외에 1545m인 주경간장 모두 국내 최대이며, 이 주탑 간의 거리 1545m는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1545년을 기념한 것입니다.

 

글/사진 : 우성희(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