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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고추 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

안녕하세요?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 새 봄이 다가오는 시간이 되었네요.

 

봄이라고 한다면,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죠.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국회위원을 뽑는 선거도 다가오고, 우리회사도 새로운 출발을 위한 단장에 바쁜 것 같아요. 나른해서 어디 나가기도 힘든 요즘, 오랜만에 포항 시립 중앙 아트홀로 차를 몰아 관람을 했습니다. ㅎㅎㅎ

 

오늘 소개해 드릴 공연은 우물 입니다.

공연 정보는 저번 블로그 기사를 보시면 될 거에요.

4 11일 총선을 의식해서 인지, 포항 시립 중앙 아트홀은 인간의 정치적 욕심을 풍자하는 연극을 선보입니다.

 

회사에서 6 시 땡! 하는 알림 소리와 함께,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기고 육거리로 향했습니다.

육거리에 들어서자 보이는 중앙 아트 홀은 언제 봐도 반가운 공간입니다.

 

현관에 들어가니 현재 공연작인 우물과 다른 concert 홍보 판넬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3/30일엔 인순이와 드니성호의 공연 3/31일에는 이승환 concert 가 있네요. 관심 있으신 분은 얼른 예매 click!!

우물의 티켓은 2층에서, 공연은 3층에서 해요.

1층 들어갔는데 안내데스크에 아무도 없다고 벙~~~!!! 서있지 말고 2층으로 고고!!!

 

!! 이제 공연을 감상해 볼까요?

 

우물195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주인공 최재수는 매년 동장 선거에 출마하지만 당선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재수는 집 뒤편에 우물을 파 청석골 주민에게 나눠주어 동장에 당선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재수에게는 우물을 파는 공사를 위한 돈이 없어, 조합장의 건달아들에게 딸을 주기로 하고 돈을 빌립니다. 최재수의 고집에 딸, 혜경은 상심하여 우물이 완성되던 날 우물에 뛰어 들어가 죽음을 택합니다.

 

                                           혜경의 결혼문제를 얘기하는 혜경엄마와 조합장의 아내

 

                             최재수 집안의 갈등. 고집 센 아버지와 신 개혁 사고를 가진 아들의 갈등

 

                                                       물 길어 주는 김서방과 최재수 아들

 

                           조합장 아들을 때려잡은 김서방. 자신의 무용담을 뻥튀기 하는 김서방의 입담.

 

처음 이 공연 팸플릿을 접했을 때, 저에게는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암울하거나 전쟁이 배경으로 깔린 영화나 연극들을 싫어하거든요. 연극의 팸플릿에 어눌하게 찍힌 사진은 정말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연극을 보는 내내 이러한 어두운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치에 대한 욕심을 풍자하는 김서방의 코믹한 연기에 연극을 보는 내내 흥미진지 했습니다. 최재수의 집에 물을 길어주는 김서방은 시종일관 아버지는 우물 파러 장에 가시고~, 어머니는 돈 빌리러 외삼촌댁에~, 고추 먹고 맴~, 달래먹고 맴~노래를 부르며, 최재수의 집을 풍자하는 모습이 연극이 끝나도 계속 제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연극의 결말을 보면 전혀 웃을 수 없는 내용이지만, 연극 내내 익숙한 포항 지명과 사투리들, 그리고 어렸을 때 부르던 동요들 (어린 음악대, 고향의 봄..) 로 인해 보는 내내 미소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포항시립극단은 저번에 맥베드 공연을 올린 적 있었는데요, 제 첫 블로그 기사로 다뤘었습니다. 혹시 기억 나시나요??

저번에는 고전극에 어울리지 않는 사투리로, 진지한 고전극이 폭소를 금치 못했는데요, 이번 우물은 정말 기대 이상 이었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그 시대를 보여주는 듯한 제스처와 연기들, 또한 입에 찰싹 붙는 구성진 사투리에 완성도 있는 연극이 되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이런 공연을 올리는 공연장에 관객이 적다는 것이 흠이라고 할까요

제가 간 날에는 관객이 10명도 채 안되었답니다. ㅠㅠ

여러분!! 길을 가다 포항 시립아트센터가 보인다면, 발걸음을 안으로 들여 연극을 관람해 보세요.

만원이 아깝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강추!!!!

월요일과 화요일은 공연이 없답니다. 잊지 마세요!!

 

<공연ㅣ 압연설비실 김경현 기자>

나, 어떤 사람? 이런 사람!
항상 웃으며 서슴없이 다가가는 압연설비실의 막내.
언제나 즐거운 공연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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