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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플라스틱데이즈 - 가벼움 속의 의미들

안녕하세요. 아직은 쌀쌀한 3. 포스코플랜텍 이승룡입니다. 이번 해설이 있는 그림은 PLASTIC DAYS가 전시된 POMA- 포항시립미술관입니다. 포항시립미술관을 몇 번이나 다녀왔지만, 이번에 갔을 때도 전시준비가 매우 잘 되어 있어서 감탄을 했답니다.

여기 갈 때 마다 작품전시에 대한 팜플렛을 한 장씩 챙겨옵니다. 전시된 작품을 기억할 수도 있고 편집디자인 챙겨보는 것도 흥미가 쏠쏠한 편입니다.

 

팜플렛을 가만히 보면 플라스틱이란 특성 때문인지 글자를 나타내는 폰트는 딱딱하고 찍어낸 듯하게 작업을 한 걸까요?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하나 하나 신경을 써서 준비하느라 많은 시간이 들었겠죠?

 

저도 요즘 일하면서 느끼는 게 쉽게 만들어진 것은 어색함을 만들고 자연스러움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앞으로 소개해 드릴 작품 보시면 장인 정신이 물씬 느껴질 만한 작품들이 많거든요.


그럼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데이즈에 대한 리뷰 들어갑니다.


장소 : 포항 시립 미술관

전시기간 : 12.3.10 ~ 5.20

전시부문 : 평면, 입체, 설치, 영상작품 총 70여점

  참여작가 : 강덕봉, 김건주· 김봉태· 김현숙· 김형관· 노상균· 두민· 박상희· 변대용· 신종식· 심승욱·
              
유재흥· 이기일· 이슬기· 장준석· 한경우·홍경택· 황인기 ( 18작가)
 

오늘은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시간(주말 11, 2, 4)에 딱 맞춰 도착!

플라스틱 데이즈란 전시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플라스틱 모델(프라모델이라고 하죠)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 프라모델 컬렉터를 생각하면서 플라스틱으로 장난감 같은걸 많이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뭔가 재밌겠다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홈페이지의 전시에 대한 소개와 같이, 요즘 세상은 플라스틱 같은 세상이라는 도슨트분의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특히 성형시대라는 것. 빨리 찍어내고 원하는 것으로 금방 바꿔버리는 현대의 시대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인공과 성형을 통한 복제, 변형, 대량생산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는 일상의 물건들과 세상에 주입되어지는 고정관념, 그 속에서 던지는 작가들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다양한 형태와 색감을 가진 플라스틱을 현대미술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그 흐름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전시실 입구에 위치한 노상균 작가 Constellation이란 작품입니다. 뭔가 솥뚜껑 같은 둥그스름한 금속재질인데 중간에 폭 패인 것 같죠? 하지만 이 작품은 사실 평평한 작품입니다. 빛에 의해서 더욱 더 입체감이 느껴지네요. 가까이서 볼까요?

페인팅이 아닌 비늘 같은 반짝이는 스팽클을 붙여서 입체감을 느껴지도록 하였습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란 게 딱 느껴지시죠.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전 미생물…….

하지만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게 작가는 별자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12궁도의 별자리 중 지인의 별자리들을 선정하여 이렇게 표현했다고 하네요. 저렇게 큰 원은 더 밝은 별을 표현한 건가요? 듣고 나니까 이해가 되네요. 역시 미생물보단 별자리가 더 아름다운 주제죠..-_-;;; 제가 고등학교때 생물2를 선택해서 미생물이 떠오른 건가 봅니다. 그런데 왜 별자리일까요? 도슨트의 설명을 잠깐 옮겨드립니다.

 

작가가 어렸을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든 생각이 물고기가 한 순간에 잡혀서 죽는 것처럼 사람도 의도치 않게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물고기의 비늘은 보호막이자 빛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바램으로 이렇게 비늘과 같은 반짝이는 소재로 붙여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하네요. 지인의 별자리를 선택한 것 역시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이었겠죠?

 

제가 별자리가 아니라 다른 것을 생각한 것 역시 작가의 의도이기도 하다고 하니 여러분들이 하신 생각도 정답입니다!

심승욱 작가의 변종장식이라는 작품입니다.

검은색의 장식들을 보고 로댕의 지옥의 문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검은색이 너무 강렬하게 보였습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역시 검은색 작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블랙아티스트라고도 불린답니다

플라스틱 데이즈라는 주제처럼 검은색 꽃 모양과 같은 입체무늬 등은 실리콘입니다.

글루건으로 만든 무늬로 플라스틱 폐품 등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검은색은 작가가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강렬한 힘을 가진 색으로 그러고 보니 악당 중에 보스는 항상 검은색 옷으로 코디를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강렬하기도 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지만 뭔가 슬픈 느낌도 드네요.

이번엔 뭐가 떠오르시나요? 어떤 작품일까요?

제가 생각했었던 건 강아지. 하지만 작품이름은 댄싱박스. 춤추는 상자처럼 길거리의 박스를 보다가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상자는 집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작가는 사실 73세로 전시 작가 중 가장 최고령이지만 작품은 정반대로 매우 세련된 느낌입니다. 유학시 미니멀 아트에 대해 많은 영감을 받아 한국의 오간색, 오방색 같은 한국의 색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오간색에는 복을 가지고 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이 작품 역시 복을 가져다 줄 것 같네요.

우와. 할아버지 센스가 최고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인상을 심어주었던 장준석 작가의 꽃으로 만든 작품들입니다.

첫 번째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렇게 꽃이란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건 꽃이긴 한데 글자네요. 근데 글자가 이렇게 예뻤나요? 글자가 예술이 되고 이런 비주얼로 나 예술이야하고 외치고 있네요.

꽃이란 글자로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든 작가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주고 싶습니다. 벽면 추상화를 만들기도 하고 뭔가 둥근 착시그림 같은 건데 자세히 보고 있으면 진짜 꽃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그림의 둥근 보라색, 연두색의 작품은 하나의 꽃들이 모여 돌고 돌아 세상을 만드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세상을 이루는 이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 역시 하나의 꽃이다키야~ 굳이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를 읊지 않아도 작가가 말하는 꽃이란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작가는 친구에게 꽃이 심어있는 화분을 받았는데 꽃이 시들어버려 선물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을 다시 심는 대신 이라고 글자를 올려두었는데 그때부터 글자의 의미 등을 생각해보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두민 작가의 Enjoy the moment!              

작품 옆에는 Fortune janus라고 표기되어 있었는데 어떤 게 맞는지는 저도 헷갈리네요. 제목이야 어쨌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지금 순간을 즐겨라. 카지노의 칩과 주사위를 던지러 가야 하는 걸까요? 아마 그게 아니라 인생 역시 카지노의 게임같이 결정으로 이루어지고 희로애락이 있지만 그 속에 희망이 있다는 걸 이야기 하려 합니다. 바닥이 물로 표현이 되어있죠?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그 안에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

 

작가의 말처럼 주사위를 던져봐야겠습니다. 작가는 항상 행운을 가져다 주는 7이 나올 거라고 하니깐요.

 

아직 설명을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스크롤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네요. 간단하게 간단하게 설명 드리려고 하는데도 해드리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주체가 안 되어서그래서 여기서부터는 하이라이트만 소개해드립니다

박상희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 위에 작품은 에버랜드.

뭔가 기억 속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려놓은 듯 합니다. . 그런데 플라스틱 데이즈랑은 어떤 관계냐구요? 이건 유화나 물감으로 그린 게 아닙니다. 간판에 붙이는 시트지로 오리고 붙여서 만든 것입니다. 그리는 것 이상의 작업이지만 야경은 더욱 빛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불꽃을 보는 것처럼 눈을 떼기 힘든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미술관에 오셔서 다른 작품도 구경해보시길 추천합니다)

 

황인기 작가발길질뭔가의 억압과 불합리를 이야기 하는 작가의 의도는 첫 번째 사진에서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화질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자세히 다가가서 보니이건레고!

시대상을 디지털화하여 픽셀을 확대하여 레고로 만들었습니다. 레고 역시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던 기억인데 이런 메시지로 변화하였네요

 

레고로 다른 멋진 작품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라고흐, 플라세잔이란 연작입니다. 다 레고입니다.

도슨트께서 이 작품을 설명해주시면서 더 이상의 상상은 없다. 이제 예술은 발견일 뿐이다라는 가우디의 명언을 이야기 하셨는데 레고 역시 다양하게 만들어진걸 많이 봐서 익숙해질 만한데도 이 작품을 보니 신기합니다.

김형관 작가의 컬러테이프로 만든 작품 More than this#1.

컬러테이프로 만든 특징 외에도 불타는 숭례문, 무너지는 달동네에 멋진 주택입구. 그리고 창 속의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주인공의 눈빛이 다 다른 이유는? 전시관에서 확인하세요~)

변대용 작가의 북극곰이 있는 익숙한 무늬’ , 그리고 정지된 폭발

저 빨간 것들이 다 플라스틱 제품이라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북극곰과 플라스틱의 폭발환경문제! 하지만 굉장히 유쾌하고 깜찍하게 이야기 합니다. 마치 동화를 읽어주는 듯이. 환경문제를 이야기 하는 대다수는 큰일날 거야, 어떻게 할래? 겁주고 경고하지만 변대용 작가는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이야기 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아직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들이 많은데….스크롤 압박과 여분의 호기심을 위해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포항시립미술관으로 go go.

<해설이 있는 그림 ㅣ 엔지니어링실 토건그룹 이승룡 기자>

나, 어떤 사람? 이런 사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계속되는 호기심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엔지니어 1人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트위터 @sryong_에서도 만나요^^